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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현장에 답이 있다! 산별총파업을 앞둔 전임 간부들의 이야기
    2021년 여름호/특집👀 산별총파업 2021. 8. 6. 16:20

    장마를 앞둔 6월 29일, 한 자리에 모인 전임간부들. 이들에게는 공통점이 많다. 우선 모두 밀레니얼 세대다. 여기에 올해 1월 1일부터 활동을 시작한 새내기 전임간부라는 점이 같고 간호사라는 공통분모도 있다. 신생아 중환자실과 분만실에서 일한 문수주 부산대병원지부 총무부장, 2012년 교육부장을 거쳐 올해 다시 사무장 전임을 맡은 박예리 아주대의료원지부 사무장, 코로나19 담 병원에서 환자를 돌보다 노조 전임을 시작한 홍현경 남원의료원지부 사무장. 세 명의 밀레니얼 세대 전임간부들이 생각하는 현장과 노조 그리고 총파업을 앞둔 각오는 어떠할까. 2017년부터 전임 활동을 이어오고 있는 이소정 한국원자력의학원지부 지부장이 사회를 맡아 함께한 유쾌하고 유익한 만남을 정리해봤다.

     

    * 간담회에서 나눈 모든 대화가 담긴 영상은 보건의료노조 유튜브 채널 <보건의료노조 TV>에서 볼 수 있습니다.

     

    노동조합과의 만남

    이소정(한국원자력의학원지부)

    먼저 어떻게 조합 활동을 시작했는지가 궁금해요. 쉬운 결정은 아니잖아요. 저는 입사하자마자 조합 가입을 했어요. 사실 현장에서 일하다보면 조합 일에 관심을 두기가 어려운데 교섭대의원 등을 하며 노조 일에 관심을 갖기 시작했죠. 그러면서 현장이 왜 이렇게 안 바뀌지? 라는 생각을 했고 2017년부터 전임 활동을 이어오고 있습니다.

     

    이소정 한국원자력의학원지부 지부장

     

    문수주(부산대병원지부)

    저는 병원에 불만이 많았는데 혼자 힘으론 개선하는데 역부족이잖아요. 병동에서 제 별명이 문다르크였거든요(모두 웃음). 돌파구를 찾다 보니 노조와 문다르크가 만나게 된 거죠. 많은 도움을 받으며 조합원, 대의원, 상집 부장을 거쳐 올해 전임 간부가 됐는데 제가 한 번 빠지면 너무 심하게 열정적이어서. 힘들지만 보람을 갖고 열심히 하고 있습니다.

     

    박예리(아주대의료원지부)

    저도 입사하자마자 선배님의 권유로 가입했는데, 하루교육* 후 뒤풀이에서 밝은 성격을 눈여겨 본 당시 사무장님이 교육부장을 제안하셨죠. 사실 힘들었을 때라 탈출구라 생각하며 전임 간부가 됐는데 이 또한 쉽진 않았어요. 2년동안 교육부장으로 일하다가 현장으로 복귀했죠. 그러다가 올해 다시 전임으로 나올 땐 제가 많이 달라졌더라고요. 진짜 잘해봐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처음 맡는 업무라 힘들지만, 다른 전임 간부들과 서로 도와가며 활동하고 있습니다.

    *보건의료노조 조합원 하루교육
    매년 상·하반기 2차례 진행되며, 단체협약에서 보장하고 있는 교육시간을 이용해 조합원들이 하루동안 교육에 참여한다. 한 해 보건의료노조의 핵심과제와 투쟁방침 등에 대해 함께 배운다.

     

    홍현경(남원의료원지부)

    저는 성격상 앞에 나서는 것을 잘 못하는 스타일이라 부당한 일이나 요구사항을 얘기하지 못하고 묵묵히 네, 네만 하면서 근무했었거든요. 근데 그 모습을 노동조합 집행부는 다르게 보시더라고요. 긍정적인 사람으로요. 그렇게 문화부장을 먼저 했고 조합원들의 얘기를 대신 해주고 싶다는 생각에 사무장으로 전임 간부를 하게 됐어요.

     

    언제나 든든한 조합원의 힘

    이소정(한국원자력의학원지부)

    조합 활동에 우여곡절도 정말 많을 것 같은데요. 뿌듯했던 기억이나 인상 깊었던 일이 있다면요?

     

    문수주(부산대병원지부)

    조합원 하루교육 후 ‘문수주 선생님 강의가 너무 재밌었어요’라는 평가서를 볼 때 너무 뿌듯하더라고요.(웃음). 또 산별총파업을 주제로 강의하는데 처음엔 ‘이런 시국에 무슨 파업이냐’며 부정적이었으나 평가서에 ‘산별총파업은 정말 필요하다, 열심히 참여하겠다’와 같은 글을 보면 뿌듯함을 느끼죠.

     

     

    박애리 아주대의료원지부 사무장

     

    박예리(아주대의료원지부)

    저는 21년의 역사를 가진 우리 지부를 더욱 발전시켜 후배들에게 물려주는 게 목표예요. 부족하다고 느낄 때도 많지만 ‘너무 든든하다’는 말을 들으면 우리를 믿고 따라와 주는, 우리의 마음을 이해해주는 조합원들이 있다는 생각에 힘들어도 행복하답니다. 정말 노조는 조합원의 힘으로 만들어지는 것 같아요.

     

    홍현경(남원의료원지부)

    올해 초 청와대와 국회 앞에서 감염병 전담병원 농성투쟁을 했는데, 투쟁 후 다시 현장으로 돌아왔을 때 ‘너무 고맙다, 고생했다, 추운데 힘들었지’라는 조합원들의 말에 가슴이 떨리고 벅차더라고요. 열악한 현장에 힘들어하는 조합원들이 정말 많거든요. 그때 들었던 피켓에 적힌 말 정말 사실이에요. 뜯기고 발로 차이고…. 저 역시 그런 일을 겪었던 한 사람으로서 농성투쟁의 성과로 많지 않으나 그래도 생명안전수당을 받게 돼 너무 기쁘고 뿌듯했습니다

     

     

     

    현장과 함께하는 산별총파업

    이소정(한국원자력의학원지부)

    산별총파업 준비를 하고 있는데 현장에서는 어떤 고민이 많은지, 어떤 문제를 최우선 해결과제로 얘기하는지 들려주시면 좋을 것 같아요.

     

    문수주(부산대병원지부)

    하루교육하면서 가장 필요한 게 뭐냐고 물으니 역시 인력문제였어요. PA 문제도 의사 인력이 부족해서잖아요. 저희 병원도 상급종합병원이지만 인력이 다 안 채워진 부서가 굉장히 많아요. 그렇다 보니 연차를 못 쓰는 부서도 많고. 그래서 조합원들은 인력 문제를 가장 우선으로 해결을 해달라고 요청을 많이 하시더라고요.

     

    박예리(아주대의료원지부)

    맞아요, 워라밸을 강조하는 시대잖아요. 지금 많이 좋아졌다지만 현장에서 체감하는 바는 달라요. 갑작스러운 근무표 변경, 인력부족으로 인해 업무가 가중되고 있어요. 매년 인력확충을 하는데 그 인력이 실질적으로 현장에 잘 흡수되도록 해야한다고 생각합니다. 조합원들은 실질적인 인력 문제 해결에 더 갈증을 호소하고 있어요.

     

    홍현경(남원의료원지부)

    저희도 근본적인 문제는 인력에 있다고 생각합니다. 조합원들은 사람이 너무 없어서 죽겠다고 말씀해요. 코로나19 전담병원이어서 확진자들을 돌보며 방역이나 청소 등 자신의 일이 아닌 일을 하는데 다 인력부족에서 나오는 문제잖아요. 산별총파업 요구안에도 인력 확충을 중점적으로 담았듯 조합원들도 인력 문제 해결의 요구가 제일 커요.

     

    홍현경 남원의료원지부 사무장

     

    총파업을 앞둔 마음가짐

    이소정(한국원자력의학원지부)

    네, 인력문제가 정말 심각한데요. 그래서 올해 보건의료노조가 인력 체계를 개선하는 요구안을 냈는데 많은 성과가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각 지부에서는 총파업을 앞두고 어떻게 준비하고 있는지, 또 개인적으로 총파업에 임하는 각오를 들어보고 싶습니다.

     

    문수주(부산대병원지부)

    마음을 하나로 모아 투쟁하면 못할 것이 없다고 믿습니다. 나순자 보건의료노조 위원장님이 그렇게 말씀하셨잖아요. 원년의 해로 만들자고. 2021년을 원년의 해로 만들려면 다 같이 투쟁해야 합니다. 저희 부산대병원지부는 끝까지 함께 싸울 것입니다.

     

     

    문수주 부산대병원지부 총부부장

     

    박예리(아주대의료원지부)

    주5일제를 이끌어냈던 2004년 총파업 못지않게 이번 총파업도 파급력 있게 갈 수 있다고 생각해요. 올해 총파업은 단순한 임금협상이나 단체협약 협상이 아니라 코로나19가 남긴 숙제들을 해결하고 정말 선한 영향력을 끼칠 수 있는 아름다운 파업, 정부가 보건의료 노동자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는 파업이 되도록 함께 하겠습니다.

     

    홍현경(남원의료원지부)

    문은 두드려야 열리죠. 저희가 목소리를 내지 않으면 아무도 알아주는 사람 없이 문은 굳게 닫혀 있을 거예요. 조합원의 단결과 의지로 문을 두드려서 함께할 수 있도록 저희 남원의료원지부도 노력하도록 하겠습니다.

     

    이소정(한국원자력의학원지부)

    이번 총파업은 병원사업장만의 이익을 위한 투쟁이라고는 생각하지 않습니다. 코로나19를 겪으며 느낀 보건의료 체계의 부족한 현실을 보건의료노조가 중심이 돼 대한민국의 의료 체계를 개선하는 목소리라 생각합니다. 의료기관에서 일하며 무엇이 문제인지를 잘 알기에 더 목소리를 낼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우리 모두가 변화를 만들어가는 주역이 되었으면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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