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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5일 근무제를 위해 우리는 지금도 싸우는 중입니다 - 김금자 이화의료원새봄지부 지부장2021년 겨울호/🧘♀️인터뷰 2021. 12. 10. 18:14
"반갑습니다, 이화의료원새봄지부입니다" 김금자 이화의료원새봄지부 지부장과 간부, 조합원들 2019년 병원 개원 때부터 청소·미화업무를 담당하셨어요. 처음 일할 때는 환경이 어땠나요?
병원 문을 처음 열 때 온갖 먼지를 다 뒤집어쓰며 일했죠. 집에서 살림하면서 청소도 했으니까 처음엔 쉽게 생각했어요. 그런데 병원 청소는 기본이 소독이더라고요. 무엇보다 안전한 병원을 만들어야 한다는 책임감이 컸어요. 처음 몇 달은 아침에 일어나서 주먹을 쥘 수 없을 정도로 몸이 힘들었어요.
기존에 한국노총 소속 노조가 있었지만 보건의료노조 이화의료원새봄지부가 새로 만들어졌어요. 분명 이유가 있을 것 같은데요.(용역업체) 사무실에서 우리의 말은 전혀 들어주지 않았어요. 어떤 건의를 해도 너희는 시키는 대로 일이나 하라는 식이죠. 기존의 노조를 통해 해결되기는커녕 시끄럽기만 했죠. 누군가 대신 나서줄 사람이 필요했어요. 우리의 목소리를 내줄 사람이요. 병원이 이렇게 좋아도 청소노동자가 쉴 곳은 턱없이 부족해서 샤워실에 돗자리를 펴고 겨우 앉아 쉬어요. 청소도구실에 대걸레 빠는 곳은 하수구가 없어서 걸레를 빨 때마다 물을 퍼서 버려야 하고요. 보건의료노조 조합원이 되고 나서 가장 달라진 점은 어쨌든 지금은 마주 앉아 (회사 쪽과) 이야기를 할수 있다는 거예요.
첫 단체협약을 체결했는데 용역업체가 변경되면서 지부에도 위기가 찾아왔다고 들었습니다.개원한 지 2년 만에 입찰이 진행됐는데 그저 형식적인 절차이거니 했어요. 용역업체가 변경될 거라고 생각도 못했죠. 그런데 기존 업체보다 훨씬 더 적은 액수를 써넣은 용역업체가 된 거예요. 최저낙찰 방식이었던 거죠. 마른 수건 쥐어짜듯 인건비부터 줄이려고 하더라고요. 한바탕 난리가 났어요. 결국 그 업체가 계약을 포기하고 물러났어요. 하지만 다른 업체가 됐다고 사정이 좋아진 건 아니었어요.
‘좋게, 좋게 하자’면서도 단협은 절대 승계할 수 없다고 하더군요. 단협에서 돈이 10원이라도 들어가는 건 해줄 수 없고 최소한 법적 기준만 준수하겠다는 식이었죠. 우리도 물러설 수 없었어요. 보건의료노조 9월 2일 총파업에 맞춰 투쟁을 준비했죠. 결의대회라는 것도 전혀 몰랐던 우리가 파업출정식도 하고 정말 파업 직전까지 갔었어요.
보건의료노조가 2004년 총파업을 통해 이루었던 주5일 근무제가 지금도 계속 쟁점인데 관련한 계획이 궁금합니다.우리 같은 비정규직은 주 5일제가 없어요. 월요일부터 토요일까지, 새벽 6시부터 오후 3시까지 하루 7시간씩 일해요. 쉬는 날이 한 달에 딱 4번 밖에 없죠. 어떤 때는 8일을 일하고 하루 쉴 때도 있는데 그렇게 일하면 다리가 휘청거려요. 종일 이 넓은 병원을 돌아다니면서 청소하니까 몸이 너무 힘들어요.
저도 일주일에 세 번 도수치료를 받으며 겨우겨우 버티고 있어요. 단체교섭에서 한 달에 2번씩 만나 주 5일제 해법을 찾기로 하고 내년 6월부터 시행한다는 조항을 넣었어요. 지금도 계속 논의 중입니다.'2021년 겨울호 > 🧘♀️인터뷰' 카테고리의 다른 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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