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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을 이해한다는 것은 근무환경을 이해하는 것” - 장미경 전북대병원지부 총무부장2021년 겨울호/🧘♀️인터뷰 2021. 12. 10. 18:01
장미경 전북대병원지부 총무부장 장미경 총무부장은 전북대병원에 2003년 10월에 입사했다. 재활의학과 근전도 검사실에서 임상병리사로 18년 동안 근무했다. 입사와 동시에 노조에 가입하고 싶었지만 계약직의 경우에는 계약해지를 당할 위험이 있으니 시기를 늦추자는 지부의 권유를 받았다. 1년이 지나 재계약을 하고 난 뒤에 정식 조합원으로 활동을 시작했고 대의원 활동과 문화부장을 거쳐 지금은 전북대병원지부 총무부장으로 일하며 회계업무를 담당하고 있다.
“그때는 행정직을 제외하고 임상병리사도 간호사도 모두 계약직으로만 뽑았어요. 1년 6개월 근무 후 정규직 전환은 단협에서 따낸 결과입니다. 노동조합은 조합원에게 든든한 울타리이고 우산이죠.”
기계, 책상, 침대만 덩그러니 놓여있는 검사실에서 홀로 업무를 보다가 동료들과 대화를 나눌 수 있는 노조에서 일하게 되니 하루하루가 즐겁다. 커피머신과 제빙기를 들여 하루 50~70여명의 조합원이 노조 사무실의 커피음료를 이용할 정도로 전북대병원지부의 분위기는 훈훈하다. 일터에서 생기는 고충을 털어놓고 노동자의 권리를 묻고 배울 수 있는 문턱이 낮은 지부다.
“노조 사무실은 일상의 대화를 자연스럽게 나누는 소통의 공간이에요. 방문하면 언제든지 친절하게 설명해줄 수 있도록, 병원의 흐름을 아는 전임자들이 항상 존재하는 게 우리의 자랑입니다.”
장미경 총무부장은 세심하게 다른 이들을 챙기고 북돋워준다. 커피나 간식을 챙기고 쓰레기를 치우고 분리수거를 하는 등 궂은일도 마다하지 않는다. 누군가 낙오되지 않게 뒤에서 챙기는 따뜻함도 갖췄다. 가끔은 노조의 테두리를 넘어선 문제를 상담할 때도 있는데, 전체 조합원을 놓고 좀 더 큰 틀에서 상황을 바라보며 열린 마음으로 조합원들의 고충을 들으려고 한다.
“전임으로 활동하다보니 다양한 부서의 상황을 접할 수 있었고 같은 병원 안에서도 근무 환경에 차이가 많다는 걸 알게 되었습니다. 그 내용을 내 것으로 만들어서 저와 같은 임상병리사를 포함해 다른 직종의 애환을 더 잘 알고 싶어요. 힘들겠지라고 두루뭉술하게 추측하거나 법조항을 따져가며 이론적으로 이해하는 것을 넘어서서, 마음 깊은 곳에서 우러나오는 진솔한 이야기를 나누고 싶습니다. 그러려면 그들이 처한 상황, 즉 근무환경을 익혀야 해요. 더 나은 근무환경을 위한 행동이 바로 투쟁이고요.”
장미경 총무부장은 변화를 이뤄내기 위해 제도화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실태를 조사하고 합의를 실행했다면 법적 테두리를 만들어서 근무환경을 개선해야 한다. 그리고 그 환경의 범위가 각자 소속된 개별사업장을 넘어서기를 소망한다.
“노조는 임금협상과 같이 근무조건에 관한 기본적인 요구뿐만 아니라 공공보건이나 기후위기와 같은 공동의 과제들에 대해서도 이야기할 수 있어야죠. 나만, 우리만이 아니라 더불어 잘 사는 방향으로 나아가야 해요. 우리가 하는 투쟁은 돈보다 생명을 위한 것이니 조합원들이 노동조합의 안을 더 들여다보았으면 좋겠어요.”'2021년 겨울호 > 🧘♀️인터뷰' 카테고리의 다른 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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