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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해야 하는 일에 망설이지 않기" 강민하 순천생협요양병원지부장
    2022년 겨울호/🧘‍♀️인터뷰 2022. 12. 28. 11:52

    [위드크루] 병원이 문을 연지도, 노동조합을 설립한지도 얼마 안 된 두 지부는 올해 뜨거운 투쟁을 시작했다. 적정 임금과 성실한 교섭 등을 요구하며 파업을 결정한 순천생협요양병원지부와 시민에 의해 만들어진 공공병원을 민간위탁으로 돌리려는 움직임에 맞서 투쟁 중인 성남시의료원지부의 이야기다. 이야기에서는 빼놓을 수 없는 두 사람, 조합원들과 함께하며 지부를 이끄는 두 지부장의 이야기를 시작해본다.

     

     

     김미영·박근희 사진 김성헌

     

     

     

     

    해야 하는 일, 해야 해결되는 일에 망설이지 않기

     

     

    8월 25일 오전 9시 파업 돌입. 조합원 모두가 파업에 함께한 데는 같은 마음에서였다. 이 마음을 강민하 순천생협요양병원지부 지부장은 ‘분개’와 ‘절실함’으로 표현한다. 적정하지 않은 임금, 근속수당 없는 노동 현실에 조합원들은 함께 분개했다. 의료소비자생활협동조합병원(생협)이라는 특수성이 만든 한계에 조합원들은 절실한 목소리를 냈다.


    “우리 병원은 병원 주인이 딱히 없어요. 생협 조합원들이 돈을 출자해 만든 병원으로 생협 조합원 모두가 주인인 셈이죠. 그렇다보니 교섭에 어려움이 많아요. 물론 투표로 뽑힌 이사장이 있지만 임기가 얼마 남지 않았다는 이유로 교섭에 적극 나서지 않았어요. 생협에는 임기가 끝날 때까지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음에도 우리 노동자들한테 는 책임감 있는 모습을 보여주지 않았죠.”


    ‘분개’와 ‘절실함’은 사실 교섭을 시작한 올 6월부터 파업에 들어간 8월까지 두 달여 사이에 생겨난 감정은 아니었다. 노조를 결성할 때부터 느껴온 심정이었다. 순천생협요양병원지부가 만들어진 건 3년 전인 2019년 10월 18일이다. 2016년에 병원이 설립되고 3년 후다. 그 사이 병원에는 여러 문제가 쌓여 갔다. 특히 다른 요양병원과 비교해 확연히 차이나는 낮은 임금이 큰 문제였다. 3년차여도 다른 병원 초임도 안 됐고, 채용 당시 매년마다 임금을 올려준다는 말은 거짓이었다. 약속한 임금인상은 지켜지지 않았다.


    ‘더 이상 동료를 떠나지 않게 하겠다!’며 만들어진 노조에 강 지부장은 첫 지부장을 맡았다. 결혼 후 20여 년 떠나 있던 병원현장. “일은 몸이 기억하는 듯 곧 익숙해졌다.”지만 노조에 대해선 잘 몰랐다. 그런 강 지부장이 “내가 지부장을 해 보겠다.”
    며 덜컥 손을 든 이유도 노조에 대해 잘 몰랐기 때문이란다. “노조를 꾸리는 일이 이렇게 힘든 줄 몰랐어요.”라며 멋쩍은 웃음을 보여주는 강 지부장. 공부하며 노조를 알아간다는 강 지부장에게 가장 큰 배움을 주는 존재는 조합원들이다. “파업을 시작하기 전에는 걱정이 많았어요. 그런데 우리 조합원들은 당연히 해야 하는 거라고 생각하며 100% 참여해 주셔서 너무 뿌듯했어요. 저는 이번 파업에서 조합원들의 힘을 더 많이 느꼈거든요. 믿음이 중요한 것 같아요. 조합원들의 힘을 믿고 해야 하는 일이고, 해야지 문제가 해결된다면 망설이지 않고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조합원 100%가 참여한 순천생협요양병원지부의 파업은 이틀 이만에 타결됐다. 새로운 이사장 등으로 이루어진 사측은 기본급 인상과 나이트 수당 인상, 투명한 임금 체계와 근속수당 도입을 위한 테스크포스(TF) 구성 등을 약속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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