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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악한 코로나19 노동환경이지만 노동조합이 있어 다행입니다.2020년 겨울호/🏃♂️현장이야기 2021. 9. 13. 16:57
글 : 정소라 서울아산병원새봄지부 키오스크분회 분회장
2019년 6월 17일 입사해 면접 날부터 코로나19 최전선에서 온몸으로 싸우고 있습니다. 하루 업무는 무인 수납기계 재실행을 하고 기계를 소독하는 것부터 시작합니다. 맡은 구역에서 환자분 수납과 처방전을 발행해주고 영수증과 처방전 용지가 떨어지면 하루 두 번 기계 19대를 맡아서 카트에 4박스씩 실어서 배포합니다. 이력이 나서 간단한 기계 오류는 직접 손봅니다.
일하면서 보람도 있습니다. 아픈 환자분들이 웃으시면서 “감사합니다”라고 한마디 해주시는 말씀이 정말 큰 힘이 됩니다. 그런 인사를 들으면 감사한 마음이 들어 환자분들에게 적극적인 자세로 최선을 다하며 일하게 됩니다. 그러나 코로나19 현장에서 일하면서 어려움은 셀 수 없이 많습니다. 수많은 확진자가 다녀가는 코로나19 감염 위험 속에서 저는 사람이 아니라 기계 취급을 받는 거 같습니다. 근무자들은 3번에서 7번까지 코로나19 검사를 받았습니다. 하루에 1만 5000여 명의 예약환자를 일일이 응대하며 온종일 서서 사투를 벌입니다. 식당이나 카페처럼 대기 라인이나 바닥에 스티커를 붙여달라고 아무리 얘기해도 들어주지 않았습니다. 사회적 거리 두기는 우리와 상관없는 얘기입니다.
일을 시작한 지 1년이 지나고 회의감이 몰려왔을 때 노동조합에 가입하게 되었습니다. 노동조합이 있기에 부당한 처우뿐 아니라 개선의 의지도 보이지 않는 사측의 태도에 맞서 싸울 수 있었습니다. 노동조합 활동을 하면서 비정상인 환경을 정상적으로 되돌려놓겠다는 희망을 품게 되었습니다. 비정규직 보건의료 노동자도 안전하게 일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 코로나19 시대를 헤쳐나가고 싶습니다.'2020년 겨울호 > 🏃♂️현장이야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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