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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피로 쌓인 의료계부터 주4일제 시도해야죠”
    2021년 여름호/🧘‍♀️인터뷰 2021. 8. 6. 17:11

     

    하는 일도, 일하는 곳도 저마다 다르지만 한 마음으로 함께하는 보건의료노조 8만 조합원. 나의 이야기인 듯 여겨지는 누군가의 이야기를 들려주는 ‘위드크루’. 첫 번째 만남은 보건의료노조에서 113주년 여성의 날을 맞아 연 ‘성평등 4행시 대회’에서 최우수상을 수상한 정경아 군산의료원지부 조합원과 윤서진 상계백병원지부 조합원으로부터 시작한다.

     


     

    윤서진 상계백병원지부 조합원

    “제가 입사할 때만 해도 선배들은 출산휴가만 겨우 쓰고 복귀했어요. 이직을 각오하고 육아휴직을 쓰는 3교대하는 간호사들도 더러 있었지만 상근직은 그렇지도 못했거든요. 하지만 지금은 달라요. 저처럼 초등학교 입학하는 아이를 위해서도 육아휴직을 쓸 수 있죠.”


    14년차 상계백병원 신경뇌혈류검사실 임상병리사, 윤서진 조합원은 올해 초 코로나19로 등교하지 못하는 초등학교 저학년인 아이를 위해 육아휴직을 신청했다. 그가 입사한 14년 전만 해도 이렇게 육아휴직을 쓰는 것은 상상하기 어려웠다고 한다.


    “이게 다 노조가 권리를 요구하고 싸워서 이뤄낸 성과라고 생각해요.”


    윤서진 조합원은 “당장은 불가능해 보이고, 또 변하는 게 없는 것 같기도 하지만 그건 사실이 아니다”고 힘주어 말했다. 사람답게 일할 권리를 외치고 요구하고, 노조로 뭉쳐 싸워왔기에 사회는 조금씩 바뀌어 왔다. 비록 느리더라도 분명하게 ‘일하는 사람의 권리’는 높아지고 있다. 육아휴직이 그렇다.


    사실 윤서진 조합원이 노조의 필요성을 입사할 때부터 느꼈던 것은 아니다. 오히려 병원에 처음 입사할 때는 ‘노조’에 가입하는 것이 망설여졌다. 조합원 하루교육을 간다고 했을 때 어머니가 걱정하며 말리기도 했다고 한다. 결혼과 출산을 거치면서 노조는 꼭 필요한 존재가 됐다.


    “근로자 말고 노동자라고 하면 마치 어렵고 힘든 일을 하는 사람처럼 보이잖아요. 노동자의 권리라고 할 때도 그렇고요. 그런데 조합원 하루교육에서 김종진 한국노동사회연구소 선임연구위원의 강의를 듣고 우리가 얼마나 편견에 휩싸여 있는지 알게 됐어요. 우리 사회 숨은 이면들을 보게 됐죠.”


    보건의료노조는 올해 중요한 요구 중 하나로 ‘주4일제’를 내걸고 있다. 윤서진 조합원은 “주4일제를 먼저 의료인부터 시행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그럼에도 주4일제가 과연 가능할지 윤서진 조합원도 사실 의문이다. 하지만 코로나19로 의료진들의 피로가 쌓일 대로 쌓인 만큼 더 절실하다고 생각한다.


    “월·화 일하고 수 쉬고 다시 목·금 일하고 토·일 쉰다면 얼마나 좋을까 늘 생각해요. 사실 주5일제가 시행될 때도 실현 불가능해 보였잖아요. 주 6일 일할 땐 토요일에 쉰다는 게 꿈만 같았는데, 지금은 토요일까지 일한다는 게 상상하기 어려운 것처럼요.”


    주4일제를 현실로 만들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여러 가지가 필요하겠지만 무엇보다 병원이 수익을 위해 인력을 줄여서는 안 된다.


    “검사실에서 초음파 업무를 저 혼자 담당해요. 대체할 사람이 없으니까요. 그리고 점점 더 많은 업무를 맡아야 해요. 병원에서 수익을 내야 하니 인력을 충원하지 않고 한 사람에 더 많은 일을 맡기는 쪽으로 가죠. 점점 더 죄어오는 느낌이랄까.”


    그는 병원이 흑자냐, 적자냐를 따지기보다 사람을 중심에 두는 곳이 되길 기대한다.

     


     

    성평등 4행시 대회 최우수상 수상작
    범한 일상이 그리워지는 코로나19 암흑 속에서
    불을 밝혀 어둠을 내몰듯
    상 모든 여성들이 자신의 위치에서 코로나 전사가 되어 싸우고 있습니다.
     상만으로도 행복해지는 코로나19 종식선언과 동시에 우리 사회에 깊이 스며든 성차별도 함께 사라지기를 희망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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