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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우리 목소리가 더 많은 이들에 닿으려면” 이선아보건의료노조 서울지역본부 정책부장
    2022년 여름호/🧘‍♀️인터뷰 2022. 7. 22. 17:16

     

    [위드크루] 보건의료노동자들이 무엇을 생각하고 바라는지를 고민하며 답을 찾아가는 이들이 있다.
    누군가, 어딘가를 통해서가 아닌 우리의 목소리와 모습을 있는 그대로 전하는데 진심인 그들.
    안상순 부산대학교병원지부 부지부장과 이선아 서울지역본부 정책부장이 찾아가는 해법을 들어보자.

     

     

     김미영·박근희   사진 편집부

     

     

     

     

     

     

    우리 목소리가 더 많은 이들에 닿으려면

     

     

     

    “처음엔 노동조합에 관심이 전혀 없었지만, 코로나19를 겪으면서 보건의료노조를 다시 보게 됐다.”고 털어놓은 이선아 보건의료노조 서울지역본부 정책부장은 이제 막 ‘6개월’ 차에 접어든 새싹 노조 활동가다. 사실 그는 국립중앙의료원에서 외상중환자실부터 코로나내과병동까지 종횡무진한 올해 13년 차 노련한 간호사이기도 하다. 왜 ‘간호사’ 대신 ‘노조 활동가’를 선택했을까.

     


    “코로나19가 국내에 확산되기 시작할 무렵 물류팀에서 근무하고 있었어요. 2019년 말 언론에서 ‘우한 폐렴’ 보도가 나올 때 얼른 방호복, 마스크부터 준비하기 시작했죠. 메르스 경험이 있었기에 가능한 일이었습니다.”


    이선아 정책부장은 공공의료 시스템이 메르스 때와 과연 얼마나, 어떻게 달라졌는지 그걸 확인할 사람이 필요하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코로나병동으로 자원했다. 코로나19는 아무런 준비 없이 맨몸으로 감염병과 싸워야 했던 메르스 때와 확실히 달랐다. 예상치 못한 문제는 메르스가 40여 일 만에 끝났다면 코로나19는 지금도 계속되고 있다는 점이다. 인력을 갈아 넣어 겨우 유지한 의료시스템 속에서 비명이 쏟아져 나왔다. 모두가 그런 현실은 덮은 채 ‘영웅’이라고 칭송할 때 보건의료노조만 유일하게 그들의 목소리를 세상에 알렸다.


    “격리된 환자들을 우리가 아니면 봐줄 사람이 없잖아요. 사실 신문이나 방송에 방호복 입은 의료진들이 지쳐서 앉아 있는 장면들이 나오는데 전 현장에서 그런 사람을 본 적이 없어요. 지쳐서 주저앉아있을 시간조차도 없거든요.” 이선아 정책부장은 ‘목소리’에 주목했다.

    “간호사를 하면서 가장 힘든 점 중 하나가 3교대 근무예요. 인력부족으로 빚어지는 문제들이죠. 몇 차례 언론 인터뷰를 통해 그런 현장의 어려움을 전했어요. 그랬더니 서서히 변하기 시작하더라고요. 그때 알게 됐어요. 부당한 현실을 바꾸려면 용기 있는 목소리가 필요하다는 걸.”


    노조 활동가의 삶은 생각보다 험난하다. 일단 ‘워라벨’인 일과 삶의 균형은 기대할 수가 없다. 평일에는 근무가 끝나도 이런저런 자리들이 이어지고 주말에는 집회가 이어진다. 집회는 다양한 목소리들의 실체가 드러나는 현장이다.

    “저도 사실 출근길 지하철을 막고 시위하는 사람들을 도무지 이해하지 못한 한 사람이었지만 지금은 오히려 그런 사람들을 보면 설득해요. 장애인이 그렇게 집회할 수밖에 없는 이유를 아니까요.”


    누구나 경험으로 알게 되는 진실이 있다. 이선아 정책부장에게 노조 활동이 그렇다. 이곳에서 그는 국립중앙의료원 바깥의 더 넓은 세상을 경험하고 사람을 대하는 태도를 배웠다고 했다.


    “제가 간호사가 된 10여 년 전과 지금 보건의료 현실은 전혀 달라진 게 없어요. 저는 보건의료노동자가 든든하게 현장을 지켜야 국민이 건강하게 살 수 있다고 믿어요. 그래서 보건의료노동자가 튼튼하게 버티는 게 얼마나 중요한 것인지 알리고 싶어요.”


    최근 후배 간호사를 양성하기 위해 강단에도 서는 이선아 정책부장은 자신이 아끼는 사람들의 미래를 위해서 ‘목소리’들이 더 많은 이들에게 닿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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