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년 겨울호/🧘♀️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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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라진 병원에서 노조의 진정한 힘을 느꼈죠2020년 겨울호/🧘♀️인터뷰 2021. 9. 13. 15:10
간호사에게 선정적인 춤을 추게 하는 직장 갑질 사건이 알려진 지 2년이 훌쩍 지났어요. 너무 충격적인 사건이라 지금도 잊혀지지가 않네요. 퇴직한 직원들이 재단의 체육대회 사건을 제보한 후 병원의 부조리한 모습들이 봇물 터지듯 쏟아져 나왔죠. 우리 병원 역사가 34년인데 노조가 생기기 전까지 참 불합리한 게 많았어요. 아침 7시 50분에 출근해 모두 로비에 모여 체조를 한다거나 해마다 직원들이 직접 봄맞이 대청소를 했고, 병원 리모델링을 할 때마다 직원들이 자기 돈으로 점심 사 먹으며 이삿짐을 나르고 청소까지 다 했어요. 직종 간 불공정한 인사 때문에 갈등도 컸고요. 늘 그렇게 살아서 그게 문제라는 인식조차 희미해진 상황이었죠. 노조를 결성하고, 첫 지부장이 되기까지 큰 용기가 필요했을 것 같아요. 저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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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년 형님 동생 사라지고 당찬 목소리가 생겼다2020년 겨울호/🧘♀️인터뷰 2021. 9. 13. 14:55
일터와 개인 소개를 부탁드립니다. 한국한센복지협회 울산경남지부에서 30년째 근무하고 있는 황재영입니다. 지난해 9월 22일 33명으로 협회에 노조 지부를 설립해 지금은 67명의 조합원이 있는 한센복지협회 지부장이기도 합니다. 한국한센복지협회는 한센병을 퇴치, 예방하고 장애인에 대한 의료, 사회적 재활사업을 추진하기 위해 설립됐습니다. 협회가 설립된 지는 73년이 됐습니다. 전국 지역에 13개 본부가 있습니다. 30년간 일해오신 직장에서 노조를 설립하게 된 이유가 있을까요. 일반 행정직과 차별을 견디지 못해서지요. 저를 비롯한 조합원들은 임상병리사로, 한센인들이 사는 정착촌으로 이동진료를 가거나 보건소에서 일합니다. 우리의 활동으로 협회가 운영되는 것임에도 일정 직급 이상으로 승진을 하지 못했습니다. 연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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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태일과 나의 꿈, 사람을 사람답게 - 이왕희 가천대길병원지부 법규부장2020년 겨울호/🧘♀️인터뷰 2021. 9. 13. 14:48
“인간을 물질화하는 세대, 인간의 개성과 참인간적 본능의 충족을 무시당하고 희망의 가지를 잘린 채 존재하기 위한 대가로 물질적 가치로 전락한 인간상을 증오한다.” 이왕희 법규부장이 에서 가장 인상 깊었던 문장으로 가슴에 새기고 있는 말이다. 가천대길병원에서 인간성의 회복을 외친 전태일의 목소리를 내고 있는 이왕희 법규부장을 만났다. 이왕희 법규부장은 한마디로 규정할 수 없는 정체성을 가진, 예측불가능한 도전자다. 2018년 12월, 가천대길병원 60년 만에 첫 파업이 벌어졌을 때 그도 파업 현장에 있었다. 방사선학 박사과정을 밟고 있던 그는 학위 논문의 마지막을 파업 현장에서 썼다. 파업을 준비하면서 자작곡도 만들었다. 파업 농성장 무대에서 래퍼로 데뷔했다. 인천 사회인 야구단의 에이스 투수이면서 법학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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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바로 전태일" - 윤송이 경기적십자기관지부 선전부장2020년 겨울호/🧘♀️인터뷰 2021. 9. 13. 14:38
전태일 열사가 “근로기준법을 준수하라!”며 산화한 지 50년이 지났다. 강산이 다섯 번 변했을 시간이지만 열사의 뜻은 그대로다. 열사가 돌아가셨을 때 세상에 존재하지도 않았지만 열사의 뜻을 이어가는 사람을 만났다. 경기혈액원 간호팀 소속으로 헌혈의 집 동탄센터에서 일하는 윤송이 경기적십자기관지부 선전부장이다. “제가 전태일입니다.” 전태일 열사를 한 마디로 표현해보라는 말에 대한 윤송이 선전부장의 답이었다. 이전까지의 분위기가 180도 달라졌다. 전태일 이야기가 나오자 그에게서 다른 아우라가 뿜어져 나오기 시작했다. 윤송이 선전부장은 전직 병원 간호사이자 헌혈의 집 비정규 노동자였으며 현재는 3년 차 정규직이다. 센터에서 헌혈자 관리업무와 혈액 관리 등의 일을 하는 그는 감정노동에 시달리면서도 상대를 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