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년 겨울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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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전담병원에서의 감동과“의료인 덕분에”를 기억하겠습니다.2020년 겨울호/🏃♂️현장이야기 2021. 9. 13. 16:56
2020년 2월 28일은 의료인으로서 잊지 못할 날입니다. 코로나19 전담병원인 근로복지공단 대구병원 의료지원자로 자원했던 영광의 날이었습니다. 노동조합 수장으로서 막강한 책임감 또한 감당하기 어려웠지만, 저와 동행해준 노동조합 전임자 간호사 2명과 함께하면 이겨낼 수 있다는 확신이 들었습니다. 그러나 첫날 마주한 의료 현장은 생각보다 만만치 않았습니다. 스스로 느끼는 공포감도 있었고 감염관리 규칙 준수에 적응하는 데 시간이 제법 걸리겠다는 불안감도 있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의료인 서로의 어깨를 빌려주고 어려움을 나눠가며 이겨낼 수 있었습니다. 여럿이 함께여서 외롭지 않았습니다. 인생 최대의 적은 혼자라는 고립입니다. 의료인 모두 함께여서 힘을 합쳐 어려운 일을 마다하지 않았기에 웃으며 현장에서 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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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퇴사를 고려하고 계신가요?’ 보건의료노동자 3만 5천 명이 답했다!2020년 겨울호/이슈💡 2021. 9. 13. 15:31
글 : 안태진 보건의료노조 정책부장 보건의료 노동자들에게 물었다. 일터에서 우리를 힘들게 하는 것은 무엇인가요? 혹시 이직을 고려하고 계시지 않은가요? 3만 5천 명의 보건의료 노동자는 퇴사하고 싶은 이유로 열악한 근무조건과 노동강도, 낮은 임금, 직장문화와 인간관계를 꼽았다. 직장을 바꾸려면 어떤 문제들이 해결되어야 할까? 2020년 보건의료노조 실태조사 결과를 살펴보자. 66.6%가 이직 고려 주로 누가 응답했나요? 절반이 넘는 58% 응답자가 사립대병원 노동자다. 직종별로 보면 간호사가 전체 응답자의 65%로 가장 많았고 성별로는 여성이 81.6%로 대다수를 차지했다. 응답자의 92%가 정규직, 93.5%가 조합원이다. 이직, 하고 싶으신가요? 최근 3개월간 이직을 생각해본 적이 있냐는 질문을 던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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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라진 병원에서 노조의 진정한 힘을 느꼈죠2020년 겨울호/🧘♀️인터뷰 2021. 9. 13. 15:10
간호사에게 선정적인 춤을 추게 하는 직장 갑질 사건이 알려진 지 2년이 훌쩍 지났어요. 너무 충격적인 사건이라 지금도 잊혀지지가 않네요. 퇴직한 직원들이 재단의 체육대회 사건을 제보한 후 병원의 부조리한 모습들이 봇물 터지듯 쏟아져 나왔죠. 우리 병원 역사가 34년인데 노조가 생기기 전까지 참 불합리한 게 많았어요. 아침 7시 50분에 출근해 모두 로비에 모여 체조를 한다거나 해마다 직원들이 직접 봄맞이 대청소를 했고, 병원 리모델링을 할 때마다 직원들이 자기 돈으로 점심 사 먹으며 이삿짐을 나르고 청소까지 다 했어요. 직종 간 불공정한 인사 때문에 갈등도 컸고요. 늘 그렇게 살아서 그게 문제라는 인식조차 희미해진 상황이었죠. 노조를 결성하고, 첫 지부장이 되기까지 큰 용기가 필요했을 것 같아요. 저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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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년 형님 동생 사라지고 당찬 목소리가 생겼다2020년 겨울호/🧘♀️인터뷰 2021. 9. 13. 14:55
일터와 개인 소개를 부탁드립니다. 한국한센복지협회 울산경남지부에서 30년째 근무하고 있는 황재영입니다. 지난해 9월 22일 33명으로 협회에 노조 지부를 설립해 지금은 67명의 조합원이 있는 한센복지협회 지부장이기도 합니다. 한국한센복지협회는 한센병을 퇴치, 예방하고 장애인에 대한 의료, 사회적 재활사업을 추진하기 위해 설립됐습니다. 협회가 설립된 지는 73년이 됐습니다. 전국 지역에 13개 본부가 있습니다. 30년간 일해오신 직장에서 노조를 설립하게 된 이유가 있을까요. 일반 행정직과 차별을 견디지 못해서지요. 저를 비롯한 조합원들은 임상병리사로, 한센인들이 사는 정착촌으로 이동진료를 가거나 보건소에서 일합니다. 우리의 활동으로 협회가 운영되는 것임에도 일정 직급 이상으로 승진을 하지 못했습니다. 연차..